지난 7월, 빚을 갚지 못해 경매에 넘어간 부동산 건수가 11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집값 상승기에 대출을 일으켰지만, 고금리로 이자를 감당 못 한 '영끌족'의 부동산이 경매 시장에 쏟아져 나온 결과로 분석된다.
7월 임의경매 개시결정 건수, 총 1만 3,770건 집계
법원등기정보광장의 자료에 따르면, 7월 한 달간 부동산(토지, 건물, 집합건물 등)의 임의경매 개시결정 신청 건수는 1만 3,770건으로 집계 되었다. 이는 6월의 1만 983건에 비 해 25.4% 증가한 수치이며, 전년동월(9,328건) 대비 47.6% 늘어난 것 이다. 이는 또한 2013년 7월의 1만 40,78건 이후 최대치다.
3달 이상 원리금 상환 연체하면 바로 임의경매 가능···
임의경매는 채무자가 부동산을 담 보로 대출을 받은 뒤 원리금이나 이자를 연체할 경우, 채권자가 법적 절 차 없이 담보 부동산을 경매에 넘기 는 것을 말한다. 일반적으로 3개월 이상 원리금을 상환하지 못하면 금융회사가 경매를 실행할 수 있다.
경매 물건이 많은 지역은 경기도, 집합건물 경매도 최다···
지역별로는 경기도가 3,371건으로 가장 많았으며, 경남(1,275건), 경북 (1,188건), 충남(985건), 부산(881 건), 서울(828건)이 뒤를 이었다. 특 히 아파트, 빌라, 오피스텔 등 집합 건물의 경매 비중이 높았다. 7월 집합건물의 임의경매 개시결정 신청 건수는 5,489건으로 전체 경매 물건 의 39.9%를 차지했다. 이는 전년 동 월(3,547건)보다 54.8% 증가한 수 치로, 2010년 11월(5,717건) 이후 가 장 많은 수치다. 경기도에서는 1,643건이 집합건물 경매로 넘어가며 가장 많았고, 부산(759건), 서울(639건), 인천(368건), 제주(337건) 등이 뒤를 이었다. 서울에서는 구로 구가 195건으로 가장 많았다.
고금리와 대출 부담으로 경매 시장 확대
대출 이자를 감당하지 못한 '영끌족'들이 증가하면서 부동산 경매 물 건이 늘어나는 추세다. 여기에 고금리 기조가 장기화하면서 2020년부 터 2021년까지 집값 상승기에 사들였던 물건이 경매시장으로 유입되는 사례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이 시기에 구입했던 부동산이 고금리 환경에서 경매로 나오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1월부터 7월까지 집합 건물의 임의경매 신청 건수는 3만 3,715건으로 2021년 7월(1만 4,004 건) 대비 2.4배 증가했다.
경매 시장도 엇갈려··· 아파트와 비아파트간 격차 증대
7월 서울 아파트의 낙찰가율은 1년 11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서 울 아파트 가격이 19주 연속으로 상승하면서 경매 시장에서도 아파트 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결과다. 반 면, 서울의 오피스텔과 빌라의 낙찰가율은 하락세를 보이며 아파트와 비(非)아파트 간 격차가 벌어지고 있다. 경·공매 데이터 전문기업 지 지옥션에 따르면 7월 서울 아파트 낙찰가율은 93.7%로 집계됐다. 하 지만 서울 오피스텔과 빌라 경매시장은 아파트 경매와 다른 양상을 보 이고 있다. 지난달 서울 주거용 오피스텔 낙찰가율은 85.3%로 전월 (86.1%)보다 감소했다. 빌라 낙찰가율 역시 82.6%에서 81.8%로 소폭 줄었다. 고금리와 전세사기 여파로 임차 수요가 줄면서 경매시장에서도 비아파트에 대한 관심이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