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LUMN


  • 임규환 기자

  • 디자인

    김은비 디자이너

2024년 화두 역시도 출산율이다. 대한민국 합계출산율은 가임 여성당 0.778명으로(한 여자가 가임기간에 아이를 낳을 것으로 기대되는 평균 출생아 수) 세계 최하위 수준이다. 출산율의 감소와 부동산의 상관관계에 대해서 많은 분이 우려하고 심지어 공포스럽게 바라본다. 우리는 이를 바라보면서 일본과 우리를 비교한다. 일본 역시 출산율 감소로 ’05년도 최저점을 찍고서야 이후 적극적인 장려로 살짝 늘긴 했지만 여전히 인구는 감소 중이다. 그러함에도 선행지표 격인 일본은 장기적인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부동산시장은 더욱 견고해지고 있다.



일본의 부동산, 중요한 건 가격
혹자는 일본 부동산이 우리네 미래라고 한다. 그래서 일본 버블을 보면서 집값 하락을 바라는 분들이 많다. 그러나 일본은 현재 잃어버린 30년의 긴 터널을 지나 아베노믹스와 엔저 등 양적완화의 효과가 이제 나올 전망이다. 도쿄 집값의 시나브로 상승은 20년 도쿄올림픽의 기저효과인 듯하다가 코로나로 인해 소비는 줄어들고 기업들의 생산력도 저하되고 이래저래 위기가 오는 듯싶었다. 하지만 재택근무가 일본의 주거생활의 마인드를 바꿨다. 단순히 LIFE라고 생각했던 집이 BUY로 변했다. 이유는 간단했다. 첫 번째는 파워 부부의 탄생이다. 일본 연봉 약 7천만 원의 맞벌이 부부가 고정 주담대가 약 12억 가까이 나오며 이율은 1%대 저리이다. 두 번째는 코로나로 인한 재택근무이다. 재택근무를 통해 집에 있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환경이 중요해졌다. 셋째 코로나로 사람과의 접촉을 싫어하면서 내 집을 팔지도 그리고 사러 가지도 않아 기축 기피 현상으로 새집을 선호하는 현상이 두드러지면서 신축 집값이 박차게 올랐다. 그리고 일본은 생각보다 가치 대비 집값이 쌌다.
부동산을 움직이는 이유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다. 작금의 기·이상적 통화정책으로 인한 금리, 시장 관계를 나타내는 수급, 대한민국 부동산 핸들링하는 정부의 규제, 그리고 가수요 없는 전 세계 유일무이한 제도 전세가 그중에서도 전세가율이 있다. 우리는 이 4가지를 유심히 관찰하고 학습할 필요가 있다. 그런데 한가지 잊고 있는 게 가격이다. 싸면 산다. ‘싸다’와 ‘비싸다’의 기준이 정확해야 한다. 2022년 말 바닥을 훑고 2023년 1월 이후 잠실을 기준으로 강남직발 노선 신축 위주로 상승했다. 가치 대비 저렴하다 보니 거래가 되었다.  


다시 돌아와 일본도 작금의 상황을 보면 투자자는 가치 대비 싸다고 생각했다. 흔히 일본 아파트를 맨션이라고 알고 있는데 맨션은 우리나라 5층 아파트를 뜻하며 우리나라 아파트와 비슷한 것을 타워맨션이라고 한다. 타워맨션은 내진 설계와 커뮤니티 그리고 15층 이상이 되어있는 건물을 뜻한다. 모두 타워맨션에 살고 싶어 한다. 맨션과 타워 맨션의 평균치 가격이 싸 보일 뿐 실제로 타워맨션은 비싸다. 하지만 일본은 현재 30년 전의 일본의 집값의 전고점을 돌파하고 있다. 이유는 간단하다. 아래 표를 보면 싸다. 공급이 없다. 금리는 장기 저금리 중이다. 현지인도 샀지만 외국인 투자자들이 30년 전 집값보다 싼 일본을 주목하고 모두가 투자하기 시작한 것이다.
안개 속과 같은 시장 속에서 청약률을 보면 귀신처럼 사람들은 알고 있다. 최근 “부산 엑스포 발 우암1구역 해링턴 마레는 청약하지 말라”라며 놀림을 당하고 있으며 반대로 청주 가경 아이파크 6단지는 통장이 7만여 개가 접수되었다. 가치 대비 오버 슈팅을 하면 가차 없이 조정이 오는 것이 부동산의 매가이며 오히려 이런 거시경제가 불안할 땐 모든 변수를 지우고 가격만 보는 것이 오히려 나을 수 있을 것이다. 이럴 땐 단순하게 보는 지혜도 필요하다.


2024년 국내 상황
신년이 되어 본격적 경기부양을 위해 다주택자에게 숨통을 트여주기 위해 대출 규제를 풀어줬으며 급락하다 보니 심리가 조금씩 살아나기 시작했다. 그리고 본격적으로 양극화의 선봉에 선 서울 1급지들이 슬금슬금 오르기 시작하였고 늘 수요가 있던 최상 급지 단지는 뜬금없이 신고가가 나오기 시작하였다. 그렇다 보니 지금은 2008년도와 같으니 이제 본격적인 하락장이 시작되는 양극단의 말들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현재 거래량은 줄었으나 급락하고 있는 곳은 없으며 오히려 전세가는 오르고 있다. 이러한 해석을 한쪽에서는 전형적인 대세 하락장 진입이라고 말하고, 한쪽에서는 연말이 되면 대출총량이 소진되어 자연스러운 현상이며 오히려 신고가의 간헐적 등장과 전세가의 상승은 아직은 대세 하락장이 아니라고 한다.
투자가 방정식의 문제처럼 해답을 찾는 과정이 아닌 단순하게 보면 대응과 시간과의 싸움이다. 투자에서 위기는 똑같이 반복되지 않으며 항상 변형되어 나에게 닥쳐온다. 싸게 사더라도 바로 크게 오르거나 비싸게 사더라도 바로 크게 내리는 건 아니다. ‘싸다’, ‘비싸다’의 시장의 가치를 본인이 정립하고 싸게 사서 정부의 규제와 세법, 금리, 세입자의 견제 등을 견디면서 시간이 지나 보면 수익을 창출하는 것이다.
그래도 시장이 안정적이라는 생각이 드는 건 지나치게 한 방향으로 흘러가지 않는다는 것이다. 양극단에서 예측해주니 이래저래 경계를 할 수 있게 되어 이것 또한 나에게 공부이다. 그래서 여러 가정을 배제하고 시장의 본질만 보기로 했다. 금융충격으로 인하여 흔들렸던 장세나 거시경제를 잘 지켜볼 것이고, 시장은 수급에 따라 가격이 결정되니 수급을 살펴볼 것이다. 곁들어져 있는 호재와 악재들은 잠시 배제하겠다는 생각이 더욱 들 것이다.
시장의 추세는 시장이지 투자자와 전문가가 아니다. 단순히 생각하면 전문가와 투자자가 옳은 게 아니라 항상 시장이 정답이었고, 그들이 답습했던 과거의 패턴은 큰 운율로 반복되니 참고하는 것까진 좋은데 거기에 함몰되어 비슷한 전조증상에 앞서가는 것, 또한 지양해야 한다. 2024년 새해 역시 작금의 시장이 결코 녹록한 상황이 아니다. 어려울 땐 쉬면 된다. 100점을 맞으려고 하니 투자는 점점 어려워진다. 그리고 내가 실수를 만회하려고 할수록 급해지고 답안지를 찾게 되고 남에게 의지하게 된다. 이성적으론 그게 아니란 걸 당연히 알면서 또 반복한다. 본인의 사정에 맞게 포트폴리오를 수정하고 시장을 다시 바라보면 안개가 조금씩 걷힐 수도 있다. 모든 걸 가지려고 하고, 모든 게 완벽하려고 하면 그게 더 혼란을 부추긴다.


2024년 마음가짐
우리는 모두 좋은 곳에 투자하길 원한다. 그러나 돈은 없다. 그래서 반대급부로 집값이 하락하길 소망한다. 왜냐하면 내가 가진 자산이랑 대출을 포함했을 때 여유가 없다고 생각하기에 그렇다. 그래서 ‘2~3년만 더 빠지길 기도하고 난 그동안에 아껴서 돈을 모아 사야지’라고 하는 순간 이미 호가는 저 멀리 가 있다. 최근 거래량이 줄어 잠깐 조정 기간이라 이걸 하락하는 줄 알고 있다. 하지만 그건 초보 투자자이다. 전세를 봐야 한다. 전세가가 지금 오르고 있다. 그러면 집주인은 전세가가 오르면 다시 매물을 거둬들이게 된다. 즉 5억을 하던 집이 4억을 하면 더 떨어질 것 같아서 못 사지만 다시 5억이 되면 사려는 사람이 나타난다. 하지만 전세가가 받쳐준다면 5억에 내놓았던 매도자는 그것보다 큰 호가에 매물을 내놓을 수밖에 없다. 우리는 이런 걸 공부해야 하며 이런 걸 가르쳐 주는 멘토 또는 동료를 만나는 것도 실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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